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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동 동사무소 2층 독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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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92회 작성일 21-04-13 20:35

본문

고기동 동사무소 2층 독서실 






집 앞 이차선 찻길 건너 거북이처럼 엎드려 있던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조그만 철제 문짝이 덜렁거리던


석유난로 위에서 끓던 주전자 물소리가 귀를 간질이던


수학정석 국어문법책 사이로 손바닥 만한 릴케의 시집을 끼우고 드나들던


단칸방에 다섯 식구 살던 내겐 옛적 도피성 같았던


우리 달동네의 온갖 해진 신발들이 모여들던


여러 눈동자를 가진 책들이 궁싯거리며 눈맞춤하던


윗동네 상리에 살던 그애를 처음 만났던


이십 분 남짓한 거리를 매일 걸어 그애 집까지 데려다주곤 돌아왔던


그래서 희미하게 비틀거리는 어린 시(詩)들이 깨어나던


그,


곳.


그러나.


그러나 지금은 없는 곳.

그애 떠나고 부치지 못한 말들이 책들의 행간을 이리저리 헤매고 있던 곳.

이젠 햄버거 모양이 그려진 새 건물의 간판이 생뚱맞게 손짓하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곳.

언제까지고 내 모자란 시(詩)만이 추억에 눌러사는,

생각하면,


가끔씩 생각을 하면 물 끓는 주전자 곁에 다시 앉아보고픈 곳.


스르르


또 다시

문이 열리면

낡고 오랜 문턱을 살포시 넘어

하얀 손 그애 부끄런 눈웃음이 찾아올 것만 같은 곳.


어디 애 엄마 되어 있을  

짙푸른 이파리 날리던 우리 생의 한 페이지에게로.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에 올렸는데, 좀 쑥스럽군요.
고나님 좋은 시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좋은 하루 지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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