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지게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아버지의 지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7회 작성일 21-04-16 11:33

본문

아버지의 지게

                          목산           

 

아버지의 지게는 언제나 칙 깐 달린 헛간에 서있었고

아버지는 밤잠도 없으셨는지 호롱불도 켜지 않으시고

첫닭 우는 새벽댓잎파리 스친 바람소리에

헛기침을 몇 번씩 하시면서 일찍도 일어나셨다.

 

어제해질녘 퍼놓은 똥 장군을 짊어지시고

개똥벌레반딧불반짝이는 구릿빛얼굴에 지게 받치는

작대기를 짚고 논밭에 저린 달빛 밟고나가셨다 오시면

동이 튼 이른 아침 진수성찬 아닌 무밥한술 시래기 국

간장새우젓에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묵묵 무 답으로

마루에서 받으셨던 아버지는 밥그릇을 비우시자마자

물 한 대접 울컥울컥 마시고 주먹밥점심 한 덩어리와

대나무갈퀴와 기억 자 낫을 얹어 잔등에 지게 걸치시고

발걸음그림자 재촉하듯 머 언 산으로 나무하려가셨다

 

젖배 곯던 보릿고개시절땔감이 없어 풀뿌리가 나올 때

까지 굵어 산림계직원이 무서워 솔가지위에마른풀나무

올려 오셨던 바지게 속에는 머루 다래도 있어서

달빛서린 고샅길샛별 서녘에 걸려있어도

아버지오시기만 손곱아기다린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물오른 소나무가지를 두어 뼘 정도 잘라 온 것을

부엌칼로 껍질 살짝 벗기면 하얀 속살이 생키라며

그것을 벗겨 먹고 핥아먹고 호롱불아래 잠이 들었던

그때에는 그것도 간식걸이라고 좋아했던 코 흘리게

어린나이에 먹을 것 입을 것 넉넉하지는 않았었지만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형제들과 몸 섞고

초가집에서 오손도손 살 부비며 살았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했었고 다행스러웠던가생각하니 애틋한

삶의 그리움 나이 먹다보니 이제야 철들었나보다.

 

무수한세월은 밤낮을 잡아끌고 강물처럼 흘러서

간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나이보다 더 살다보니

그윽한 국화꽃향기 들녘논배미개구리울음소리 들려오듯

아버지 빈 지게 밟혀 주름진 얼굴에 눈물 고요히 흐른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4,557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4-19
공지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66 12-26
34555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 16:30
34554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 16:16
3455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 12:42
34552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 10:50
34551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 09:06
3455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3:56
34549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2:16
34548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0:35
34547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0:00
34546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 04-23
34545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 04-23
34544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 04-23
34543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3
3454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4-23
34541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4-23
34540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23
34539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23
34538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4-23
34537
각시붓꽃 댓글+ 2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4-23
34536 상당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2
3453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4-22
34534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22
34533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2
34532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4-22
34531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 04-22
34530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2
34529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22
34528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2
3452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04-22
34526 마파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22
34525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4-22
34524 등대빛의호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21
34523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21
34522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1
3452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1
34520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4-21
34519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1
34518
붉은 꽃 댓글+ 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4-21
34517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21
34516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4-21
34515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1
34514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4-20
34513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20
3451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4-20
34511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20
34510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20
34509
Westmoreland Rd. 댓글+ 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4-20
34508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4-20
34507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20
34506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20
34505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4-20
3450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20
34503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19
34502
노을 댓글+ 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19
3450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19
34500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19
344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4-19
3449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4-19
34497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19
34496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18
34495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18
344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4-18
34493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18
34492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4-18
3449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18
3449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18
34489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18
34488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4-1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