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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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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웃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6회 작성일 21-04-16 18:16

본문

밭 한쪽에 수세미 심고

타오르라 줄 매 자라길 빌었지

뜨거운 날 거뜬 없이 꽃피어

튼실하고 길쭉한 열매

하나, 둘 늘여 익어갔어

겨우 내내 달려있던 줄들

풀싹 틀 때 끊어 껍질 벗겼다

 

모종만 세 번에 이제 겨우 거두니

그동안 서운함 사라지고 부자기분이네

 

오래전 어머니 그릇 닦고

부뚜막 솥뚜껑에 놓으셨던 노란쪼가리

그을음 가득 양은냄비는 볏짚에 모래흙 쓰셨지

손 주름 가득해서야 철드는지

나도 잘 쓸 수 있겠다고

 

세상 모래알로 살지만

내 돌아갈 때 지난 자리마다

수세미 좋은 거름흙으로 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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