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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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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11회 작성일 21-04-17 11:45

본문

칙백나무



내가 멀리서 바라보던 칙백나무는 춥지도 않은지 바람이 나무뿌리를 날카롭게 헤집는 동안에도 흙알갱이가 그의 망막을 채찍질하는 동안에도 고요할 뿐이었다. 


후두둑 호수 수면에 빗방울들이 떨어졌지만 수면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살점을 죄다 발라 버리고 예리한 뼈만 남은 

물오리 한 쌍 

수면 위를 천천히 헤엄쳐 지나갔다.


말리꽃들이 에메랄드 꽃받침 위에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내 가까운 데 놓인 빈 의자에는 뜨거운 비린내가 가득 고여 있었다. 나는 거기 앉을 수도 있었을 것이나 

죽은 개 한 마리가 이미 거기 놓여 있었다. 


 


     


댓글목록

홍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뭐랄까요,
가만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참 좋네요.
바하의 평균율 같은,
쇼팡의 즉흥환상곡 같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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