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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강의 저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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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뻐꾸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4회 작성일 21-04-22 12:02

본문

저무는 강의 저쪽 

 

부를 수 없었던 이름

울지 않는 새에게 주어 버리고

냉장고 속에서 익어가는

붉은 과일을 생각했다

문밖에서 기다리던 안부는

온다는 소식도 없이 지나가고

꽃이 토해낸 비명은

저녁 식탁에서 우리가 기억해야할

뜨거운 약속이었는지도

아름다운 무늬들이

출구가 없는 시간 위에서 반짝이고

버려진 발자국들이

불빛이 되어 출렁이는 건

어제를 잃어버린 자들의 자신을 기억하는 방식

고독은 손잡이가 달린 슬픔과 같아

현기증으로 기우뚱했던 어둠도 선명해지고

강을 건너는 바람의 모서리도 단단해져

엎질러지거나 쓰러진 것은

날개가 되거나 침묵이 되어

깊은 강물 위에서

붉게 물결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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