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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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11회 작성일 21-04-25 11:09본문
변이變異 / 백록
꽃 진다
꽃 떨어진다
홀로 겨울을 지키던 동백꽃 뚝뚝 떨어진다
섬이 온통 울컥거린다
그것도 잠시
산자락으로 가시가 돋는다
찔레꽃 하늘을 찌른다
희끗희끗 구름의 행간을 꿰뚫는다
갯가로 가시가 번진다
돌가시낭꽃 바다를 찌른다
철썩이는 포말의 말씀을 들쑤신다
동백꽃 진 자리 그새 몸살을 한다
우영팟 돌담으로 가시가 수두룩
장미꽃 오르가슴을 향한다
화락화락 타오른다
탄드라의 불*처럼
언뜻, 주둥이로 나불대던 끄나풀 같은 잔불조차
도로 불끈거리는데
이런저런 꽃들 다 지고 나면
섬엣가시들을 죄다 삼킨
동백꽃 다시 핀다
붉게 더 붉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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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제목 차용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쓰레기 / 백록
나는 쓰레기다
그 까닭은
나도 몰래 나를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렸으므로
정년 후의 쓸모
그 쓸모 다했다는 핑계로
무심코의 배출과 수거 사이, 그 속엔
비굴한 기생충들이 우글거렸다
무지하게
허세의 냄새가 바글거렸다
사무치도록
갈수록 쌓이는 것들
시네마스코프의 히스테리로
총천연색의 스트레스로
일몰의 노을처럼
사전에도 없는 소리로
욹으락 붉으락
어느새
흑과 백, 그 사이를 헤매는 나는
그 속에 있었다
기억을 상실해버린
퍼즐의 조각처럼
그런 쓰레기처럼
어느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