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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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 최 현덕(병학)
작은 풍선에 든 시간은
후 불어 넣을 때 애초 작은 시간이었다
딱 고만큼만 팽창하다 터졌다
마치 삶과 죽음의 태도와 같이
고스란히 축이 변하지 않았다
큰 풍선에 든 시간은
후 불어 넣을 때 애초 큰 시간이었다
큰 시간만큼 버티다 소멸됐다
우연히, 오는 삶과 가는 삶이
존재의 방식처럼 발자국이 없었다
애드블런 공간에 든 시간은
꽁냥꽁냥 바람과 스킨쉽 구는 모양이
말없이 이어지는 시간 속에 오늘과
기약 없이 이어지는 시간 속에 내일이
돌아 올 수 없는 시간 속에 어깨동무하다가
훗날을 잉태 하는 걸 보았다
선택이 보여주는 삶이나
소소한 행복을 담은 풍선이 결국은 터졌다
이 시간이 내일을 담담하게 정리하며 내일이
훗날을 곱씹었다, 그렇게 얻은 삶과 죽음이
먼 훗날, 별빛 같은 사랑을 지우고
고무풍선처럼 솔솔 햇살을 감는 걸 보았다.
훗날을 이끌던 시간들이
초침에 사라지는 걸 보았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최 시인님의 훗날, 그 행간에서
애드벌룬에 실린 생각들이 휴전선을 넘나듭니다
훗날의 판단에 맡길 생각들이지만...
백록주를 대신하여 한라산 소주 향 한 모금
바다로 띄웁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요즘, 어려운 시기에 천혜의 향을 맡으니
시들시들 건들건들 하던 촉이 발딱 일어섭니다.
부럽습니다. 백록시인님!
저도 직업병에 시달리는데 감리직업 벗어던지고
훌쩍 님 계신 곳으로 그냥 떠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