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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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324회 작성일 21-05-10 13:13본문
중앙선
편도와 편도의 중앙선을 멈추고 나는 고독이
멈춘 유턴을 가지고 싶다.
편도의 끝에서 다시 편도를 기다리는 하루
저만치 몇 걸음 앞에 시간의 유턴이라도 있다면
어제 너머 아련한 어제로 돌아가고 싶다.
오늘의 편도와 어제의 편도가 묶인 중앙선
나는 그 중앙선을 가로질러 가는 횡단보도를
가지고 싶다.
어제의 편도에서 이별하던 그 사람을 붙잡고
오늘의 편도와 내일의 편도가 묶인 횡단보도를
무단으로 부리나케 횡단하고 싶다.
사랑은 편도와 편도가 만나 왕복을 만드는 일로
때로는 겁없이 중앙선을 횡단하는 무모하지만
달콤한 모험이다.
아련한 어제의 그 사람과 함께 이별과
자격 미달은 왜 있냐며 중앙선을 지우며
달려가고 싶다.
나는 편도앞의 고독한 편도로 중앙선을
지우든지 건너든지 해야 했다.
잃어버린건 어쩌면 중앙선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격 미달을 들고 중앙선을 건너지 못한 저녁
자격 미달을 술병 앞에 놓고 술병을 수도 없이
바꿔봐도 술잔은 자격 미달만 둥둥 떠있는
편도였다.
편도의 어제와 편도의 오늘을 붙잡고 바다처럼
잠식하는 어둠에 깊게 깊게 붉은 편도가
가라않고 중앙선도, 편도도 없는 어둠속에서
끝없는 별들의 아득한 편도와 시간의 편도 끝에서
나는 시간을 돌아가는 유턴을 가지고 싶었다.
중앙선이 없는 편도를 만들고 싶었다.
댓글목록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돌이킬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시간이겠습니다.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았기에 길과 길로 구분되는
중앙선이 존재하는가봅니다.
선을 지워서 함께 바라보고싶었던 누군가를 아쉬워 하는
시인님의 사유가 쓰러진 술병 속에서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것이 무단횡단이라면 안되겠죠. ㅎㅎ
삶은 아쉬움의 연속이니, 그래서 우리는 시를 쓰는 또 하나의 이유를
만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도 낚시 다니시는지 궁금합니다.
고기만 잡지 말고, 시도 많이 잡으시길 바랍니다.
좋은 시 많이 올려주시구요.
작은미늘barb님의 댓글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창가에핀석류꽃 시인님! 아마도 그때부터
시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일 매일 가슴 한구석에서는 시를 읽고
있었지않나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은미늘barb님의 댓글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덜길님! 저는 밤낚시를 많이 하는 편인데
요즘은 손이 많이 필요한 찌낚시보다 원투를 많이
하지요 던져놓고 기다리는 시간은 시의 시간이지요
시인님이 올려주신 많은 시들을 읽기도 합니다.
말씀대로 시도 많이 잡겠습니다.
늘 관심주시고 들려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미상님의 댓글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술병을 수도 없이 ㅡ> 술병일 수도 없이
고맙습니다^^
작은미늘barb님의 댓글의 댓글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미상시인님! 잘못 읽어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