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슬픔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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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뻐꾸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4회 작성일 21-05-12 02:19본문
슬픔이 슬픔에게
기어가는 속도로 달리는 시간에서 빠져 나오면
달리는 속도로 기어가는 내가 보여요
시간이 알아채기 전에 옷을 벗을까요
옷을 벗으면 추억은 선명해지겠지만
진화가 복잡해져요
그림자가 사라질 수도 있고요
그림자가 사라지면
구름에 푸른 날개를 매달아 놓아요
떨어져 부서지면
입술에 연민을 빨갛게 바르고
흘러간 노래를 부르고
날개와 꿈 사이가 아무리 멀다 해도
상처는 언제나 우리 편이 되어줄 거예요
상처가 깊을 땐
챙이 넓은 모자를 깊숙이 눌러 쓰고
다가올 발자국을 세어요 그러면
절망은 사이가 안 좋은 이웃처럼
스쳐지나갈 거예요
높이 솟은 탑을 벽돌과 시간과 땀으로 해체하면
이해가 완성되고
쓸쓸한 이별의 뒷모습에 색칠을 하면
그리움이 시작되듯이
길 잃은 절망은 혈육 같아서
옷을 벗고 따스하게 안아주고 싶어요
살의 온기를 갈구하는 황혼의 연인처럼
오래도록 먼 곳을 바라보는
은빛 머리칼이 되고 싶어요
어디서 절망의 냄새가 납니까
그림자가 화사해서 눈물이 날 거 같아요
댓글목록
탄무誕无님의 댓글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슬픔이 슬픔에게는
슬픔을1인칭이나 2인칭, 3인칭으로 읽어도 되겠지요.
여기서도 또,
잘 감상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