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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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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52회 작성일 21-05-14 06:40

본문

껍질이 열리는 현장입니다

시커먼 생김새지만 당신의 재생을 위해 포근한 안식처를 제공할 것입니다

준비된 식탁에 푹신한 거처까지

상토는 산파로서 경험이 넉넉합니다

햇볕의 따스함을 들이고 아침 저녁으로 맑은 물을 제공할 것입니다

먼지에 찌든 창문을 활짝 열고 무심코 지나가는 바람을 붙잡을 것입니다

너저분하지만 정이 넘치는 산실입니다

씨껍질을 벗기고 꽉물린 허물의 틈새를 벌려 줄 것입니다.

며칠 간의 산고을 쉽게 건널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새로운 세상이 찾아올 것입니다

떡잎의 그림자를 띄우고 녹색에 취하게 될 것입니다

비가 촉촉이 오시는 날을 골라 출가 할 것입니다

평생을 보내기에 부족하지 않도록 집터을 고르고 양식을 채워 줄 것입니다

둥글넙데데한 가을의 결실을 위하여

호박꽃은 꾸미지 않아서 볼품없다고 합니다

뒷배가 든든하면 원래 꾸미지 않지요 속에 든 게 든든한데 뭐하러 꾸미겠어요

넙적한 잎사귀는 잎사귀대로 넙데데한 호박은 호박대로

식탁에도 산모에게도 등등에게도

넝쿨째 호박이 들어오면 뜻밖에 행운입니다 

줄타기를 잘하지요 단독 연립 가리지 않습니다

고층은 싫어하드라고요 어지럽나봐요 

넙적한 잎사귀도 그렇고 무거워지는 몸뚱이가 공중에 있기도 그렇잖아요

믿을 수 있나요 호박씨를?

은근슬쩍 속셈을 차린다고 몰아붙이지요

발가벗은 씨앗에 숨길 게 있나요

뒷주머니가 들통나니까 애궂은 호박씨를 모함하는 겁니다

흔하다고 괄시하는 건 우리들의 잘못된 버릇입니다

공기나 물처럼 흔하다고 홀대하고 하늘 높은 줄도 모르고

없으면 하루도 못 삽니다

빙빙 돌리는 주걱에 엉겨붙은 어깨죽지가

거품을 거두고

달콤 누르스름한 호박죽 한그릇 참 맛있다고 합니다.


댓글목록

탄무誕无님의 댓글

profile_image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호박씨 갖고 요리 기가막히게 잘하셔서
동작성 명사를 만들어주셨습니다.
시벽 아주 우수합니다.

글 쓰지 않으시면 손가락에 비늘이 일겠습니다.
글솜씨 뛰어나다, 댓길이라는 뜻입니다.

행과 행,
호박넝쿨째 굴러들어오는 빼어나고 아름다운 시밭입니다.
행마다 줄줄이 비타민이네요.

공감과 감동, 감성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님만의 색깔을 갖추고 계십니다.
정신 번쩍 들게 글 맛있습니다.
박SOO, 짝짝짝~~~짝짝짝~~~짝````짝

많은 분이 혜택 누릴 수 있도록 꾸준히 글 올려주십시오.
눈호사 부탁드립니다.

님의 글, 땡큐 열 개!!!!!!!!!!
수고하셨습니다.

너덜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약간의 풍자와 시사가 섞인 시는 우중충하고 무겁기 마련인데,
무겁지 않게 무거운 주제를 잘 다루고 있다는 감상이 듭니다.
자주 좋은 시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주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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