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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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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순례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99회 작성일 21-05-15 05:39

본문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나도

이 햇볕 안에 함께

참선參禪하는 목각木刻이 되어 앉아 있을까요?

머지않아 일몰이 셔터를 내리고

유령이 배회하는 도시에서

그래도 우리는 평화를 공유하며

여행자의 포부를 어루만지겠지요.

나의 간절한 한마디 말이 옆 사람에게 가려면

얼마나 긴 시간이 소요될까요?

목이 마르니 나에게도

밤을 새우는 이웃들과 칵테일 한 잔으로

단절된 우정으로라도 건배하게 해 주십시오.

멈추어 있는 저 열차는 언제 떠나려는 것인지

컴컴한 숲을 배경으로 거느린

한가한 주유소 노인은 오늘 무엇으로

하루의 노고를 갈무리하고 있는지를

혹시 알고 계시는지요?

내 방황은 마침내 바다 위 방에서

범람하는 햇빛으로 눈이 부십니다.

들이 빛과 그늘로 동거同居하는

이 빈방이 나의 종점終點인가 봅니다.

 

댓글목록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두커니 앉아 벽에걸린 그림을 잔잔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정중한 자태의 노신사가 떠오릅니다. 에드워드 호퍼라면
대답대신 칵테일 한 잔을 권했을 듯합니다.
역시 붓으로나 펜으로나 그려내는 그림은 명화의 반열에 오를만 합니다.
한폭의 유화, 감상 잘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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