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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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2회 작성일 21-05-18 09:06본문
붉은 오월 / 백록
오월은 붉다
장미꽃 흐드러지게 피어서 붉다
빛고을 거리마다 담장 아래 피범벅을 붙들고 흐느끼던
어머니 아버지
형과 언니와 누이와 동생
혹은 친구와 이웃들
그들의 붉은 울음이 뒤엉켜
더욱 붉다
‘앞서서 가나니 산 자여 따르라’는
행진곡의 후렴구를 부르는 순간
어느새 온몸이 뜨거워진다
그래서 더욱 오열하는 오월은
붉을 수밖에
무지!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처님 오시는 날에 즈음하여 / 김태운
불두화를 보는 순간 불현듯 산수국이 떠오른다
이윽고 연꽃이 어룽거린다
연꽃의 사위에서 시커먼 19공탄으로 피어오르는 연탄불이 비친다
무릇, 활활, 염화의 미소로 번진다
그 속으로 꽃무릇이 색색거린다
당신의 뿌리는 돌마늘이라며 석가모니 고행을 닮은 석산石蒜이라며
당신의 꽃은 언뜻 상사화였다가 사인화였다가 장례화였다가 유령화였다가 지옥화였다가
비로소 피안화가 되었다는데
당신의 줄거리는 한때 잃어버린 기억을 품은 슬픈 추억이지만
결국, 백팔번뇌를 품은 중생의 죽음에서 되살아난
불구부정不垢不淨의 환생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