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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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19회 작성일 21-05-21 19:29본문
길 위에서의 기억 *
배우 프란시스 맥도먼드가 유랑자 펀의 기억을 걷는 길
기억은 늑대처럼 길 위로 달려든다
기억되는 한 살아 있는 거라는 아버지의 말을 되뇌지만
기억은 살아 있는 자만이 하는 것
켜켜이 기억을 쌓기 위해 나부끼던 옛날의 시간을 지나
옛날을 기억하는 힘으로만 펄럭이는 지금의 시간 위로,
비는 내리신다
똥을 누는 것과
똥을 누는 연기를 하는 것 사이에서
카메라는 방황한다
가끔씩
어떤 빛이 틈을 무너뜨리는 사이
울음은, 빛과 함께 쳐들어오기도 한다
밴을 타고 기억을 타고 가는 길엔 어벤져스는 없다
다만 별 같은 사람들이 있을 뿐
서로의 밥상을 차리는 이야기들이 있을 뿐
길 위에서
스르르 떨어져,
마침내 기억과 함께 드러누울 때까지는
* : 영화 [노매드랜드]를 본 후에.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지막 연,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셨군요
요즘 저는 기억이 잘 소환되지 않습니다
기억이 기억하지 말라며 손사래를 치는
좋은 기억 나쁜 기억할 것 없이 저를 밀어내네요^^
즐건 주말되십시요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미나는 반전도 없고, 스펙타클한 장면도 없는 영화였지만,
시를 좋아하는 제겐 시 같은 영화였습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시가 나오기도 합니다.
좋은 기억만 가득한 날들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