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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0회 작성일 21-05-26 01:04

본문

비 내리는 저녁 우산도 없이

여기저기 산발한 저녁을 데리고 삼거리 카페에 들어갔다 

열 평 남짓한 공간에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 

우산도 없이 건반 위로 흘러내리는 비를 맞으며 쉘부르행 기차에 몸을 싣는다 

빗금과 빗금 사이 하얀 건반 위 손끝에 닿은 떨림의 기적소리는 어디로 흘러가는지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던데 

길섶에 흐드러지게 꽃숭어리 올렸다 꽃대 접는 들꽃처럼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와이셔츠 소매 끝자락에 맴도는 하얀 동그라미일까

동전에 양각된 목을 쭉 뽑아 올린 종이학일까

저 멀리 소실점에는 기다림이 머뭇거리고 쉘부르의 저녁엔 비가 내리고 

사람들은 우산도 없이 썰물처럼 삭연히 사라져 갔다

댓글목록

이강철시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강철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래 한 곡에 500원인가 봅니다, 학이니까요
아니, 종이학이니 시 한 편인가 봅니다
오, 시 한 편이 500원이라니
저의 대표작 ㅡ 3편 역시 3마리의 학이면 충분하니까
감미로운 날건달 시인의 시가 학의 목을 비틀어 쥐어짜는 듯한 영감으로 다가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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