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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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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33회 작성일 21-05-26 02:42

본문

개꿈


게슴츠레 반쯤 잠긴 낮달의 표면을
맨 몸의 백지수표가 걸어간다

핫팬츠를 갈아입은 소녀의 순결에 덧씌운
밀짚모자 중년 사내의 기억
사내가 품은 바다와
소녀가 낳은 햇살이 백지수표 위에
거무튀튀한 동그라미 알갱이를 토해낸다

"물컹 물컹"

뒹굴고 고꾸라지고 흐트러져도
바람은 그저 먼지투성이
새초롬 봄꽃 이파리의 서슬 퍼런 아우성일 뿐

뒤틀리고 엇갈린 비탈길 벼랑 끝에서
산산이 부서진 시간의 파편들은
녹색 마천루 외벽을 허물어트리고

만삭의 저녁놀이 출산한 하늘 문이 열리자
백지수표의 동그라미 숲에 표류하는
별 부스러기들과
먹이를 구하러 내려와 아스팔트의 목덜미를
할퀴는 대형 유기견의 시퍼런 송곳니

"컹컹컹"

설핏 그루잠에서 깨어난 지구별의 한 생이
낮술에 취한 먹빛 주검을 게걸스럽게
물어뜯는다

댓글목록

이강철시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강철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한승 시인님
저의 대표작 ㅡ 3편에 댓글을 달아주세요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시마을창방에서 유일하게 전화번호를 아는 분은 안한승 시인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동료가 됩시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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