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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순례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7회 작성일 21-05-27 02:42

본문

 

새벽이 눈을 뜨는 길

봄은 언덕 아래에서 이삿짐을 꾸리고

교회 지붕 위에 줄을 서서

비둘기들이 멀리 바다를 본다

들장미 울타리에 아직 머물고 있는

아파트 창문의 불빛

비가 내리려는 듯 우산을 들고 가는

뒷모습의 한 사람

나를 빙긋이 웃게 하는 쓸쓸함을 오늘은

어느 모퉁이에 뿌릴까

뿌리로 여름의 소리를 미리 듣는 가로수의

정교한 노동과 행복을 생각하며

나도 하루를 시작한다

낮에는 신선이 거닐던 숲길에서

비를 맞으며 서 있게 될 것 같다

도시가 많이 지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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