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발과 신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오래된 발과 신 / 최 현 덕
탁한 한 폭의 수채화,
화전(火田) 일구다 멈춘
전사의 투구 같은 모양도 색깔도 없이
한 망울 두 망울 누선 (淚腺)자국만 가득한
한 쌍의 앙상블 통가죽 같은 마치
거북등처럼 갈라져 있는,
반세기 긴 세월에 물든 오래된 발과 신
눈이 부시도록 발을 감싸 주고
지독한 세월을 감싸 주고
엇디딘 빗나간 발걸음을 감싸 주고
꽁꽁 언 두 발을 감싸 주고
열차 떠난 동동거린 두 발을 감싸 주고......
어머니께서 주신 건강한 두 발을
밝은 대낮 정오에 덕지덕지
세월에 절은 때를 피 나도록 문지르며
때 빼고 광(光) 내던 날
철없이 유유히 흐르는 한강이 속삭였습니다.
“아내 볼 면목이 선셈이야!”
댓글목록
이강철시인님의 댓글

세월에 절은 때를 피 나도록 문지르며 때 빼고 광 내던 날
ㅡ> 세월에 절은 때를 피 나도록 문지르며 광 내던 날
때가 두 번이나 들어가서 하나를 지웠습니다
시가 참 재미있지요
고맙습니다
^^
최현덕님의 댓글

귀 하신 걸음 감사드립니다.
늘 건안 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