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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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6회 작성일 21-05-27 23:12본문
모순 투성이의 하루다
모태 신앙은 아니지만 자연이 주는 편안함 때문일까
요즘 들어 부쩍 절을 찾는다.
고즈녁한 사찰에 들어서면 공기부터가 다르다
시끌벅적한 도심을 벗어나 오랫만에 제대로 된 숨을 쉰다.
멀리서 들리는 풍경 소리는, 가던 발걸음도 더 재촉한다.
법당 안으로 들어서니 벌써, 창문 틈새로 새어 나오는
매쾌한 향 내음이 정겹다 못해 친숙하다.
콧 끝을 자극하는 향기는
이미 경건한 채비를 갖추고
시들해진 말초 신경들은 서로 앞다투어
작은 의식을 요구하니
서둘러 108배를 시작한다.
염주 한 알 돌리는 의식을 치르면서
참으로 오랫 만에 참회의 시간을 가져본다.
가족의 기도는 늘 가슴이 시려온다.
알 수 없는 출발선의 몹쓸 회한과,
실타래처럼 얽혀버린 정지 회로가 조금씩 가동된다.
원력 덕분인가
한동안 잊고 살았던 소중한 내 자리가 있었다.
나는
한 남자의 아내였고, 아이들의 엄마였다.
이번 생에서 부여 받은 소중한 인연 값으로
남은 생은 그들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다 갈 것이다.
막바지 의식에 집중한 하지 정맥은
날카로운 두 줄을 곤두세우며
손에 잡은 염주는 연신 바삐 움직인다.
나대치는 심장 소리를 들키기나 한 듯
풍경 소리가 심하게 요동친다
댓글목록
탄무誕无님의 댓글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님이 올려주신 세 편 다
서너 번씩 천천히 서독(徐督)하면서 읽어보았습니다.
스토리 좋습니다.
자꾸 써보십시오.
나날이 다달이,
연식에 따라 님의 글솜씨는 지금 보다 더
앞으로 뻗어나갈 것입니다.
진심 모드로 말씀드립니다.
빛을 발하려는 글 재능 갖추고 계시니
많이 써보는 걸 아끼지 마십시오.,
각고의 노력 당부합니다.
주연님의 댓글의 댓글
주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용기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 한편의 창작이 결코 쉽지는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