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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은 그럴 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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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끼요오오오옷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9회 작성일 21-05-28 16:20

본문

뜻밖의 변고 말고면야 모두 분수려니 큰 상심할 거리 아니라고

죽음만큼 자명한 게 어딨다고 노환으로 별세 시 축복이지 않겠냐며

눈물보단 퀭한 미소로 보내드릴 호상을 어쩌나 그조차 염려했었다

남겨진단 상상으로도 실은 너무 무서워서

자연의 섭리라느니 죽음을 완곡하게 타이르는 말로나마

상중 의연한 척을 지레 머릿속에 그려본 서른은 그럴 나이였다

죽도록 지루했던 일상과 겹쳐버린 사별의 하룰 체득하면 그제야 일상을 제대로 소중해 할까

세상은 사랑한 존재 여의어 본 자가 어지간히 흔해

외롭지 않은들 잊힐 리 없는 그리움과 일체 되어 살아가는 저마다가 그렇게 사람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가

사랑 때문에 분노하고 참견하고 다투는데 버리긴 싫어 자초한 번뇌

죽음이 두려운 이유도 사랑이 한몫했다

육체의 아픈 장수는 거리끼지 않으나 추억이 나를 느리게 죽일 거 같았다

서러울 것도 풍년이라며 약 올리는 바람이 훗날 반드시 후회를 환기하는 잔소리로 들릴까 봐

평소 잊은 필멸의 잠복기가 덜컥 겁난 날엔 차라리 먼저 죽었으면 한 꾀병에 몸져누웠다

시름겨워 꾼 꿈에 무연고가 상팔자 같더라니 이내 나의 사람들 평생 살아줄 줄 알았더냐고 스스로 나무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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