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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덕부락 가던 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94회 작성일 21-05-29 23:21

본문

둔덕부락 가던 길 






함안 여항면 둔덕부락 473번지

지금은 세상에 없는 주소다


혼자서 고향 찾아 가던 오래전 그날

동부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 버스는

들꽃과 가을 볏잎과 미루나무 곁을 내달렸다


가면서 읽으려던 시집은 이미 덮어버렸고

어느새 눈은 푸르른 들녘으로만 향했다


꿈결처럼 도착한 함안시외버스터미널

에휴 저놈은 지 고향 가는 길도 모르네

길 묻던 단발머리 고교생 뒤에서 들려오던

어르신들의 핀잔에 가슴이 따끔거렸다


터벅터벅 걷던 들녘엔

시냇물 속을 유영하던 금빛 은빛 물고기들이며

내 이마 위로 뒹굴던 햇살과

햇살을 향해 뛰어오르던 메뚜기들까지,

처음으로 느껴지던 마음의 청명함이

고향집 마당의 장닭 웃음처럼 가득했다


낮디낮은 거기에 까마득히 높은 뜻이 있음을

가르쳐주던 고향의 낮은 들녘을 걸으며

구름의 생각을 배우며

풀과 꽃들에게 안부를 묻는 사이 도착한 

둔덕부락 어귀의 작은집,

짧다란 나무지팡이 짚고 마중나오신 작은할머니

어이구 내 새끼 왔냐 하시던

눈물이 날 것 같은 풍경이,

시보다 더 시 같았던 사람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고향 가는 길 몰라

부끄러운 눈 비비며 반나절을 걸어

비포장도로 먼지 마셨던 어린 그날 이후,


내게로 걸어오던 저 들길 속으로

나는 기꺼이 낮아지는 노을의 자세로 들어가고 싶었다

길섶에 앉아 있던 들국화처럼 언제나,

낮은 이름이고 싶었다


함안 여항면 둔덕부락 473번지

지금은 세상에 없는 이름, 하지만

둔덕의 능선과 그 수풀을 가만히 헤집으면

언제든 나타나는 이름이다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수창작시가 문제가 아니고,
저는 저의 작지만 빛나던 시절을 소중히 보관하기 위해 이 시를 썼을 뿐입니다.
사진첩에 사진을 보관하듯이.
댓글은 감사합니다만,

날건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인들과 소주 한 잔 했습니다.
가치를 쫒던 인생이 때론 원망스러웠지만
다들 그리 살겠지 하고 자위하고 살았건만
소주 한 잔 하며 정을 나누는데도
날카로운 면도날이 공간을 베고 시간을 베고
결국 나의 심장을 도려내는듯한 기분이 드네요

마누라는 저에게 나가 죽으라고 소리치지만
그래도 저는 꿋꿋이
제가 좋아하는 섬완 라이크유를 들으며
올려주신 시를 감상하였습니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이 참~~~
결국 우리의 삶은 사랑과 상처의 교집합인것 같습니다.
그날의 풍경은 수몰되었는지 모르겠으나 그날의 시간은 영원하겠지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잔 하셨군요.
왜 사냐건, 웃지요
라는 시는 언제나 옳은 것 같습니다.
시가 뭐 별 건가요.
나도 위로하지 못하면서 남을 위로한다는 건 자신을 속이는 글쓰기라 생각합니다
저는 저를 위로하기 위해 언제나 시를 씁니다.
물론 남의 위로에도 도움을 준다면 더 바랄 게 없고요.
용기 가지시고 꿋꿋이 시를 올려주시길 빕니다.
산다는 게 뭐 별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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