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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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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9회 작성일 21-05-30 12:58

본문

치매 / 백록

 

 


어쩌다 건망의 산속으로 들어간 삶이다

잃어버린 시간과 우거진 공간 속을 헤매고 있다

죽은 듯 산 듯

 

배가 고픈 줄 느끼는 걸로 보아

아기 고사릴 찾는 걸로 보아

꿩의바람꽃도 제법 숨 고르는 걸로 보아

다행히 아직 살아있음이다

살았어도 숨죽인 채

그럼에도 아직 멀쩡한 눈으로 저만치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화려한 치마를 입은 꿩이 벌거벗은 꿩을

꼬시는 듯 노리는 듯

초라한 꿩이 치마를 걸친 꿩을

비웃는 듯 꾸짖는 듯

 

꿩꿩!

 

젠장 저 소린 뭔 소린지

저가 수컷이라 까부는 건지

암컷이라 까발리는 건지

날 놀리는 소린지


잠시 정신줄 붙들고 인터넷 속으로 들어가 보니

마침, 조국의 시간이 얼씬거린다

궁민의 시간은 아직인 듯

이건 또 뭔 소린지

그것도 잠시


난 결국, 길을 잃고 말았다

산속을 헤매고 있다

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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