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자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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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03회 작성일 21-05-31 12:44본문
‘삶’을 자해하다 / 백록
사노라면
기어코 죽음이 기웃거린다
대숲 귀신의 소리로
사람을 잡아먹는 소리로
사랑 사랑하며
하여, 나는 오늘 무수천無愁川 기슭에서
그 소릴 해부한다
대뜸, 혹은 언뜻
사자가 어슬렁거린다
리을의 소리로
마침내, 그 소릴 가둔다
사각의 우리로
나는 사람이라 속삭이며
아무렴, 삶은
나를 앎이라며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섬의 사계와 심포니 오케스트라 / 김태운
한라의 지휘 아래 삼백예순날 연주하는 오름들의 관현악이다
새날의 봄이면
곳곳으로 아기 고사리들의 연주가 주를 이루는데
봉봉 들뜬 소리들이 악악거리는 메아리로 산산으로 울려퍼진다
오름 오름 하며 꼬드기는 조짐이 산새들 소리와 어우러진다
관객들은 어울령 더울령 발 굴리기 바쁘다
시쳇말 같은 혓바닥의 가락과 사위로
블링 블링하며 발롱 발롱하며
여름이면
천둥과 번개를 몰고 다니는 바람과 구름들의 연주가 돋보이는데
덩달아 우거진 가시자왈이 굴곡진 산자락을 부추기면
내내 숨 고르던 곶자왈이 짙푸른 춤을 춘다
물론, 바당도 출렁이는 반주에 여념이 없고
갯바위들도 철썩이는 반주에 돌입한다
백년초들 가시 돋친 손바닥으로 박수를 치고
가을이면
울컥거리는 억새들의 어김없는 연주가 하염없이 두드러지는데
이들이 칼바람을 품는 순간 보란 듯 핏빛 칼춤을 춘다
그 기슭 아기 동백들도 지난날의 붉은 생각을 품고 봉오리를 터뜨린다
어느덧 지휘자의 머릿결도 희끗희끗 서릿발이 서지만
관객들은 단풍이 지네 노을이 지네 떠들기 바쁘다
울긋불긋한 문체로 붉으락푸르락하며
마침내 겨울이면
시베리아의 눈보라가 닥치며 설국의 풍경을 연주하는데
산노루들은 들녘 아래를 기웃거리며 피난의 노래를 부르는데
마치, 노루처럼 비치는 사람들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틈만 나면 오르락내리락 여기저기 산산거린다
성판악처럼 어승생악처럼 악을 쓰듯 악악거린다
일출봉처럼 홀로 우뚝 서고 싶은지 봉봉거린다
이 오름 저 오름 들먹거리며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임자나 나나 시가 일상이 되었구랴~~ 세월 너무 빨리가고 있어요..// 이렇게 늘 시와 함께하니 대지팡이 썩는줄 모르고 에고
가끔 오금이 휘청휘청합니다.// 선근이 갑장은 농삿일에 푹 빠져설랑은 나오지 못하고 있다오..// 잘 감상하고 안부 놓고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직 오금이 저릴 정도는 아닌데...ㅎㅎ
대신 건망이란 놈이 얼씬거려서...
요것마저 멀리하면 더 심화될 듯
농사야 우리 오 갑장님이 선배 아닌감요
김 회장은 건강하신가 보네요
아무튼 까먹기 전에 한 번 만나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