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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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상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41회 작성일 21-06-04 11:11본문
아내의 눈꽃
왕상욱
어느날
소파에서 곤히 잠든 아내의 흰머리가
짠하고 아리게 눈에 밟힌다
함께 한 녹록지 않은 세월 투닥거리며
쌓아온 미운정 고운정
농사로 따지면 수천 가마니 족히 채웠으리
젊은 날 산으로 들로
미친 놈 마냥 싸돌아 댕겼으니
말 한 들 무엇하리
커튼 친 아내의 외로운 창가엔 밤새
휘영청 달빛만
깜박깜박 허허롭게 졸고 있었으리
세속 부부의 인연으로
꽃등 밝히고 잠시 돌아 앉으니
서리 맞은 세월이
찰나의 속도로 하얗게 눈꽃을 피워냈다
손등엔 무심한 검댕이 불청객
순례하듯 밀려들고
가꾸지 않고 물 한 번 안주어도
하 나 둘 쑥쑥 자라
연민의 세월을 아프게 들이민다
무상한 세월이 시리다
어두운 창밖 십자가에 걸린 영혼은
하늘에 닿아 붉게 익어가고
숲은 어느새 잎새 노라니
새들은 둥지를 떠나고
사랑의 줄기는 만리의 눈물을 머금었다
눈물 많은 나에게
어떻게 살았냐고 묻지를 마라
지난한 세월의 흔적
당신의 거울을 보면 내가 그속에
웅크리고 앉아있다
세월의 원심력에 오늘도 마른 눈물이
대롱대롱 매달려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다
댓글목록
소녀시대님의 댓글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수합니다
본선진출을 추천합니다
왕상욱님의 댓글
왕상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졸시를 그리 보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이강철시인님의 댓글
이강철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지막 연에서 결착을 지었네요
초장중장의 슬픈 황혼을 종장에서 눈물로 장식하네요
정말 기승전결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시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왕상욱님의 댓글
왕상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함께 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좋은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