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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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신발처럼 박제된 시간이 전시되어 있다
시야를 거스르는 시간의 고리들,
손가락 마디에 이리저리 끼워보기도 하고 튕겨도 보았다
꽉 조인 태엽이 오래된 시간을 내뱉는다
천천히,
매우 여리게,
때론 장엄하게,
정지된 시간 속에 갇힌 오염된 더듬이가 회전목마처럼 뱅그르르 춤을 춘다
어둠이 길어낸 도화지에는 참회의 빗금들이 못 박힌다
정수리에 박제된 오래된 울음들,
초침과 분침사이
달궈진 고리를 핥는다
* 어둠 속에서 필사적으로 어둠을 쫒았다
어둠 속에서 어둠을 보았다
어둠속에는 칠흑의 캄캄한 어두움이 가득차 있을줄 알았지만
정작 거기엔 빛도 어둠도 시간도 느낄 수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말 같지 않은, 같잖은 말이기도 하겠지만
내 속엔 내가 없다
영혼이란 본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스스로 아는 것, 느끼는 것, 깨닳음이라고 하는 것,
그것은 실체가 아니라 허상이었을뿐
본래부터 실체란 없다
내가 먹고 마시고 싸지르고 체득하는 모든 것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
이미 숙명처럼 정해 놓은 순차적인 알고리즘일까
착란일까
시시한 생각에 잠겨본다
댓글목록
이강철시인님의 댓글

댓글을 다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날건달 시인님 잘 주무시고 시를 올리셨나요??
어제의 의문이 오늘에 와서 시로 탄생하였나 하고 생각합니다
시도 완벽하고 시작노트도 완벽하네요
훌륭한 한 편의 완벽품입니다
품은 품이죠, 하지만 사유가 살아있네요
시시한 생각이 아니겠죠, 시시한 것이 시시하지 않게 써졌으니까요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날건달님의 댓글의 댓글

시 같지도 않은 같잖은 졸 글에...
좋은 평까지 더해주니 역시 울 동생 시인님 밖에 없네.
남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텐데.. ㅎ
울 동생 이강철 시인은
무엇보다 시에 대한 열정이 분명하니 언젠가는 시성이 될 거라 확신하는바,
그날이 오면 마주 보며 소주 한 잔 해야지, 안 그래? ㅋ
이강철시인님의 댓글의 댓글

한 잔이 뭡니까??
저의 주량은 한 병입니다
좋은 날에는 주량에 맞춰서 마셔야죠 ㅎ
날건달 시인께서는 마음만 먹으면 등단도 가능할 거에요
1류는 아니고 2류에는 당선이 가능할 수준이니까요
어쨌든 우리가 잘 되면 만나서 대작해야죠 ㅋ
카톡으로 보낸 글 읽어보셨나요??
ㅎㅎㅎ...
오늘은 병원가고 계룡서점 들른 다음에 한 끼만 먹고 푹 쉬네요
정말 좋네요 한량이라서
고맙습니다
날건달님의 댓글의 댓글

잃어봤지 ~~~~ 당근! ㅎㅎ
3류에 당선되도 좋고~~~ㅋ
솔직히 난 시가 뭔지 몰라,
아직 시를 쓴다는 생각은 안하고 그냥 일기를 쓴다고 생각해^^
난 동생의 그 자신감이 부럽기도 하고 참 좋게 다가오네.
마음으로나마 항상 응원 할테니, 힘내고...
이강철 화이팅!!!
* 자신감은 떳떳함 속에서 나오는 법,
어느 시인의 시어처럼
이 형은 햇빛 속에서 떳떳하지 못하거든.
이 햇빛속에서도 내일 아침 예금통장을 걱정해야 하는...
이강철시인님의 댓글의 댓글

둘리보다는 고길동이 불쌍해보이죠 ㅋ
어른인가 봅니다..
아드님의 사진인 것만 같은데..
예쁜 아드님이군요
떳떳하려면 죄를 지으면 안되죠..
마음도 청정을 유지해야 합니다..
저야 기초생활수급자(정신장애3급)이라서 돈은 걱정을 안해요 아껴쓰거든요 ㅋ..
내년에 결혼하게 될 때도 부인이 되실 분께서 돈을 모아놓으셨거든요 ㅋ
정말 언젠가 우리는 만나게 될 겁니다
그때까지 행복하게 사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