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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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50회 작성일 21-06-07 09:24본문
유월의 유감 / 백록
유세차 신축년 유월 육일에
불과의 나이로 귀천하신 영혼을 뵈러 충혼묘지로 갔다
현수막엔 어느덧 66회라는데
그곳엔 철 잃은 철쭉들 아직도 지지 못한 채
현충顯忠의 추모객들을 맞고 있었다
오늘은 어느덧 이순을 넘긴 조카가 약관을 넘기자마자
불귀의 객으로 산화하신 백부를 뵙는 날
당시는 미혼이었으므로
죽어 현고학생부군의 신위가 되는
당신은 결국, 조상님들 뜻한 바
나의 아버지가 되셨으므로
오늘따라 오감을 넘어 불안으로 비치는 6이라는 숫자가
하나 둘 셋을 합한 그 완전한 數가
나의 육식六識을 어지럽힌다
갈수록
눈은 나의 흐릿한 보시布施로 보이고
귀는 무의 먹먹한 지계持戒로 들리고
코는 아의 시원찮은 인욕忍辱으로 풍기고
혀는 미의 씁쓸한 정진精進으로 씹히고
몸은 타의 묵직한 선정禪定으로 쏠리고
의식은 불의 히여뜩헌 지혜智慧로 읽히는구나
날이 갈수록
오늘따라 그토록 외워두었던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라는 문체가
나무아미타불과 육바라밀로 뒤섞이더니
안이 비에 젖어 설설 기는 내 몸뚱이로 얼씬거리더니
아니 비가 아니라는 혀로 휘둘리더니
안이 눈발로 밟히는가 싶더니
아니 눈무덤으로 읽히는구나
도대체 뭔 소린지
세월이 갈수록
아! 당신의 유월이여!
붉은 청춘이여!
언젠간 기어코 잃어버릴
푸른 기억이여!
붉으락푸르락 되풀이하다
머잖아 망령이 들어버릴
유세차 모년 모월 모일이여!
댓글목록
피플멘66님의 댓글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당산 나무
이름이 느티 나무라
하던가요
버릇없는 사람들이
감히 당산 나무를
베어 버리려 하다니
이런 몹쓸ㆍㆍ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무아미타불 / 백록
한라산 기슭 관음사 근처를 지나치다
불현듯 붉은 소낭을 본다
휘청거리는 피안의 물구나무를
차안의 희끗한 눈썹으로
불타를 훔친다
강태승님의 댓글
강태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제 도통하셔서 -법에 얽매이지 않고,
법을 굴리고 계십니다 -ㅎㅎ
감사히 읽고 갑니다 ㅎㅎ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입니다
허기에서 벗어나셨나 보네요.ㅎㅎ
조가 추가 박이 그런데
김이 못하란 법도 없지요
ㅎㅎ. 농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