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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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378회 작성일 21-06-09 09:32본문
물거품
한 번씩 그녀를 찾아가면
그녀는 내가 뭘 먹고 싶은지만
궁금해했습니다
그녀가 만든 음식을 배부르게 먹고
속이 거북해져 투정 부려도
그녀는 다음 끼니를 걱정하며
먹고 싶은 거 없냐고 보채기 일쑤였습니다
이제는 상황이 바뀌어
날짜에 맞춰 그녀가 찾아옵니다
나는 그녀가 좋아했을 음식을 사거나 만들어
상 가득 차려놓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은지
마음만 고맙게 받겠다며
조용히 머물다 금방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내 딴에는 엄청 신경 써서 준비했는데
손도 대지 않은 음식들을 보니
속이 상합니다
배를 곯은 그녀가 돌아갈 먼 길을 생각하니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그녀를 현관 밖으로 배웅하며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보채며 물어봅니다
“엄마, 내년에 먹고 싶은 거 없어”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역시 씨앗이 좋네요..~ 쪽지 보세요.
김진구님의 댓글의 댓글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게 봐주시고 가르침까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강철시인님의 댓글
이강철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물거품인 이유는 모르겠지만
엄마, 내년에 먹고 싶은 거 없어?에서 전율이 이네요
고맙습니다
김진구님의 댓글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삼생이님의 댓글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지막 연에서 엄마가 등장해서 좀 실망했는데
정말 대단합니다.
드라마 보면서 도입부는 오! 하고 몰입하는데 후반부로 갈 수록 뻔한 감동을 주입 하려는 것 같아
실망함을 보이지요.
5연 까지 정말 몰입하고 긴장하며 읽었는데 엄마가 등장하자 모든게 무너지는 느낌 입니다.
정말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시가 짧은 문학이라서 우숩게 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소설보다 더 어려운게 시 입니다.
이 작품을 보면 정말 대단한게
작가가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그 과정이 정말 수준급입니다.
물론 김진구 시인님의 능력은 이미 알고 있는 터라..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다음 작품이 몹시 기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