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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나무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32회 작성일 21-06-09 10:51

본문

 이팝나무 이야기 






 점심 먹으러

 공장에서 공단식당으로 가는 페인트부스 뒤편 공터엔

 정류장처럼 쉬어가는 곳이 있었다.

 흰 눈 와서 쌓인 듯한 그 나무 아래서

 나는 자주 생각에 잠기곤 했다.


 봄에 꽃이 아름다우면 

 가을에 풍년 든다는 전설, 믿고 싶었다.


 공터엔 고철과 푸성귀 무성했지만 아랑곳없이

 나무는 꽃을 피워댔다.

 봄이 저물어가던 어느날

 고철 수집용 5톤 트럭이 큰 무쇠 족집게로 고철을 집어 올리다가

 나무를 건드리고 말았다.

 뿌리가 흔들린 나무는 그 후로 시름 앓았다.

  

 나날이 물기 빠져나가는

 그 밑동 아래

 누군가 능소화 하나 가만히 심어 두었다.

 

 나는 식당에 갈 때마다

 박제처럼 서 있는 나무와

 그를 챙챙 감아 오르는 능소화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저것은 흰 눈 대신 분홍빛 눈이 내리는 거라고.

 능소화의 시간이 나무의 시간을 덧칠하는 중이라고.


 그렇게 능소화의 배경으로

 또 소실점으로 조용히 멀어져가던 나무는

 하얀 쌀들을 추수하는 꿈을 꾸곤 했다.

 그에게 쏟아지던 섬망 같은 생각의 찌꺼기들을

 분홍의 꽃잎들이 다 씻어주던 꿈도.


 오랜 세월 나무를 바라보던 나는

 문득 저물녘 걸어가는 우체부 되고 싶었다.

 흩날리는 분홍꽃잎들 우편배낭에 소복이 주워 담아

 가을에게로 배달하고 싶었다.


 먼 데서 천천히 걸어왔던 가을은

 빨간 우체통에서 가져온 나무의 이야기를 밤새워 읽은 후

 이른 새벽 나무와 능소화 보러 마실갔다고 한다.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금은 퇴직하여 볼 순 없지만,
내 마음에 아득히 남아 있는 이팝나무입니다.
그래서인지 기시감을 없애기가 상당히 어렵군요.
가까운 사람에게 어려운 말을 하기가 어렵듯이......
좋은 하루 지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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