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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르방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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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3회 작성일 21-06-12 09:09

본문

  돌하르방의 생각 / 백록


 

   마스크족들이 사회적 거리를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하얀 생각이 대부분인 가운데 간혹 바당의 검은 표정이며 하늘의 붉은 감정들도 얼씬거리지만 걷기는커녕 움쩍하기조차 귀찮은 나도 애당초 투명한 마스크 신세랍니다. 언제부턴가 가만히 서서 두 눈 부릅뜬 채 거리의 생각들을 읽고 있습니다. 당나귀처럼 큰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보나 마나 들으나 마나 평생을 이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 늙은이 생각과 별반 다를 바 없을 거라며 얼마나 갑갑하겠느냐며

 

   오늘은 후덥지근한 가운데 온종일 짜증난 빗발이 치닥 치닥거렸습니다. 땅거미마저 감히 기웃거리지 못하던 거리엔 대신 무지막지한 안개의 무리가 들이닥쳤습니다. 세상은 온통 왁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눈으로 훤히 비치는 것들이 있습니다

   트멍트멍 거리를 오락가락하는 하얀 생각들이며

   개중의 표정이며 감정의 색색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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