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동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6회 작성일 21-06-13 07:56본문
길한 태몽이라는
우리는 서둘러 달력을 뒤졌다
절대 그럴 리 없건만
오그라든 손이
생쥐처럼 진동했다
애인이 꿈을 꾸기 전 날
우리는 함께 뱀을 보았다
경비 아저씨가 화단에서 잡아온
작은 살모사
살아보려고
사람에게 사납던 어린 독사는
중년이 휘두른 쇠 집게에 맞아
입에서 피,눈물을 쏟았다
초록병에 담겨 던져진
그 뱀
깨진 턱으로 뒷산을 헤매다
죽은 짐승의 씁쓸함으로
애인의 집까지
밤을 밀며 내려왔나 보다
똑똑하고 사랑받는 아이가
너희들에게 태어날 것이라는
싸늘한 저주를 물고
태몽이라는 악몽으로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획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고민하고 당황했겠습니까만
현명한 선택,
하시길 바랍니다.
외람되지만 시가 참 좋습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삼생이님의 댓글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정말 놀랍습니다. 물론 저는 이미 시인님의 능력을 알기에 이정도의 수작은 기본 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등단시인들 중에서 사이비들 많습니다.
흔히 돈 등단이라고 하죠. 문예지에서 하는 짓거리들인데 책이 안팔려
신인상 당선자들에게 문예지 월간이나 계간지를 일정 부수로 사는 대가로 신인상을 줍니다.
그런 것들이 등단 시인라고 설치면 글 수준에서 다 뽀록 납니다. 불쌍하죠.
등단 시인들 중에서도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재능 없는 뷴들이 많습니다.
그러한 이유 중에서 이 작품은 아주 귀감이 됩니다.
시인은 자신의 작품을 써야 합니다. 문학작품을 말입니다.
은유나 비유나 낯설게 하기는 초보의 수준이지요.
이 작품은 문학적으로 아주 훌륭합니다. 그러니까 다른 시인들 보다 몇 단계 위의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요새
다작 하시는데도 이처럼 놀라운 필력에 정말 존경과 찬사를 보냅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늘 건필하시고 건강하시고 또한 놀라운 다음 작품들이 오금 저리도록 기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