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 너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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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밀감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8회 작성일 21-06-16 15:21본문
도마뱀, 너무 작다
빗물이 고인 물웅덩이에
왁자지껄 둘러 모인 동네 아이들
이게 뭐야? 아으 징그러!
도마뱀 아냐?
거짓말! 이렇게 쪼그만 게?
아이들은 쉽사리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제 몸의 일부를 끊어내고 도망치기에
너무 작다, 저 龍身
오랫동안 노을을 보다가
승천할 때를 놓친 건 아닐까
아름다운 건
어째서 이토록 잔혹한 걸까
용감한 녀석이 손가락으로 그것의 꼬리를 집어 올리자
끄악! 괴성을 지르며 도망치는 아이들
어째서 아이들은 뛰면서 웃을 수 있는 걸까
생글생글 웃는 生은
어째서 이토록 잔혹한 걸까
저 생글생글한 生 중에 하나를
집으로 데려가 저녁을 먹이기로 한다
아빠, 나 도마뱀 봤어!
하며 웃는 生의 절정이
아직 자르지 못한 내 몸의 일부를 꼭 잡는다
나도 저 도마뱀처럼
노을을 바라보다 납작하게 말라가면 좋겠다
비 온 뒤, 천진한 낭만에서 시큼한 땀 냄새가 난다
댓글목록
소녀시대님의 댓글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네요
예선 통과는 물론 시말 대상에 도전할 자질이엿보임다
감삽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