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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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1회 작성일 21-06-21 10:30본문
추상 / 백록
가슴은 마음이 모이고 다시 움트는 곳이다
오체五體가 만난 그 중심은
즉, 合의 형상이다
‘색은 영혼에 떨림을 줌으로써, 영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힘이다’
이상은 바실리 칸딘스키*의 말씀
여기서 색은 초현실적 시상詩想이다
영혼에 영향을 미치는 건
가슴의 울림이다
‘꿩은 매가 잡는다’는 누구의 시쳇말은
모기의 눈물만큼 전혀 울림이 없다
추한 현실을 토악질하는 것일 뿐
혹, 매가 꿩을 놓아주고 봉황을 지킨다면
나는 펑펑 울 것이다
훨훨 날 것이다
한 획을 긋는 매처럼
한 면을 꽉 채운 봉황처럼
한 점 아래아를 닮은
섬의 꿩이어도 좋고
우리 모두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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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출신으로 추상화의 창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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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로또 / 백록
제비뽑기
1원을 넣고 5원짜리 왕사탕 하나가 당첨되었다
개구리처럼 폴짝폴짝 뛰던 생각과
제비처럼 훨훨 날아오르던 생각과
혼자 먹기 미안해서 망치로 쪼개던 생각이
엊그제인데
오늘은 마침 꿈 같은 밤의 시간은 너무 짧고
현실 같은 낮의 시간은 무척 길어지는
하지夏至라는데
마침내 오늘
백억의 당첨이다
더 살까 말까 하는 백수의 기로에서
옛 생각이 억수로 쏟아졌다
일흔을 향한 내 나일 삼키고도
백 년을 더 굴릴 만큼
뭘 할까
도둑놈들 심보에 들킬까 봐
청개구리들처럼 뛸 수도
강남제비처럼 날 수도 없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식구들에게 일단
일억씩이라도 뿌리면
억 억 하는 감탄사라도 주고받을까
나머지는 어찌할까
그냥 가지고 있으면
싸움이 날 텐데
침을 흘리며 코를 골며
눈살 찌푸리는 사이
누가 툭 친다
제발 깨어나라며
잠꼬대 그만하라며
꿈 깨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