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전야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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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07회 작성일 21-06-24 17:02본문
전쟁 전야의 노래 / 백록
엉겁결에 징집된 영혼들이 잠든 그 섬에 가면
한바당 LST에 육신을 담보로 맡긴 채
총성과 포성의 38선을 넘나들다 산화해버린
바람의 노래가 후렴구처럼 들리지
이념의 불씨 같은 바람이 지나자마자
거센 광풍으로 휘몰아치던
울컥한 피바람의 노래가
출렁이는 파도에 귀 기울이면
그날의 선율이 들리지
산자락에 걸린 구름을 눈여겨보면
그들의 악보가 비치지
전쟁 같은 바람의 표정들과 신음 같은 바람의 감정들이
어느 노랫말로 뒤섞이며 이명을 울리지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 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 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세월을 거슬러 우렁차게 부르던 노래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노래
피바람의 노래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아!
그날에 살아 큰아버지시여!
죽어 내 아버지이신
顯考學生府君神位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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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에서 차용
* 6·25의 진중가요 ‘전우야 잘자라’에서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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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불의 유혹 / 백록
모란의 화투장이 얼씬거리는
유월의 저물녘
장미와 더불어 울담을 지키는 접시꽃들을 지켜보다가
불현듯 담 너머 기웃거리는
능소화를 노려본다
아! 한껏 타오르는 저
불의 유혹들
탄다 탄다
마구 탄다
저 도발 같은 붉은 꽃들 실컷 타고나면
무궁화 피겠지
푸른 이파리들 품고
태극기 휘날리며
펄럭펄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