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 창작시의 향기

​자화상 

     폴 차 

내 얼굴 위 파도치는 나이테

해변가 모래사장 융기와 같이

태풍을 이겨낸 흔적이 줄줄이 이어지는데

고령에 힘 빠진 스트로크로

함몰 되고 돌출된 나의 간판에 개칠을 한다

평지는 사라지고 4륜 구동차 만이 달릴 수 있는 곳

영광의 훈장이여!

때론 굵고 가늘고 옅고 짙은

한 젊은 날의 생동감이여!

외쳐도 소용 없는 그날은 지금 어디에?

느닷없이 날 미남이라 칭하고 떠나 간

그녀의 얼굴이 오버랩되어

내 얼굴은 형편없는

피카소의 자화상이 되어

잉크가 마르기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