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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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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7회 작성일 21-06-27 13:16

본문

 

 외할머니 / 정연복

 

추억컨대 내가

초등학교 다닐 무렵

 

한 집에 같이 살면서

매일 출근하는 엄마를 대신해

 

꼭두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집안 살림 다하신 외할머니께선

 

참을 인(忍) 자를 마음속에

세 번만 새기면

 

살인도 면할 수 있는 거라고

이따금 얘기해 주셨다.

 

그땐 어려서 뜻을 몰랐지만

나이 육십이 된 지금은 알 것 같다

 

마치 식모처럼 몸이 부서져라

한평생 밥값 이상의 일을 하셨지만

 

그래도 사위집에 얹혀사는 게

무척 힘들고 고달팠을 텐데

 

가슴속에 쌓여만 가는

보이지 않는 아픔과 설움

 

좀처럼 입 밖에 내지 않고

속으로 무던히도 참으셨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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