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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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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08회 작성일 21-06-29 22:44

본문

강바닥을 더듬는 새가 있었다
새초롬히 목줄 매단 가마우지들

물 밑 세상을 휘젓는다
모가지에 걸린 알록달록한 생의 얼룩들

등불처럼 물 위로 솟았다 

양철로 만든 떼배에는 

어부의 웃음이 아지랑이처럼 피어 오른다
물가 저편에서 가마우지 한 마리

물질에 어깃장을 놓으며 바위틈을 오른다
살림망에 실하게 살이 오른 잉어 한 마리

목구멍 속으로 줄행랑을 친다

어스름이 밀려오자 

가마우지가 어부의 눈초리를 물고

샛별이 몸을 푸는 서쪽 하늘로 숨어버렸다 

새 한 마리가 어부의 집으로 날개를 트는

저녁이다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잠시 시마을 들렀는데,
너무 눈길을 잡는 시 한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네요.
'가마우지가 어부의 눈초리를 물고'라는 구절은  월척입니다.
마음을 당기는 시 잘 읽었습니다.

날건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몇 자 고치는 중이었는데, 댓글을 주셨네요.
칭찬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너덜길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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