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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청을 담그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0회 작성일 21-06-30 09:32

본문

매실청을 담그며 






생각 위에 구름을 얹듯

과실 위에 설탕을 얹고

식초를 뿌리고


장독에다가 재우고 있는 푸른 숨

잘 자라

아기 재우듯 쓰다듬는 어머니 낡은 손이 시리다


깊은 겨울처럼

과실 문양 새겨진 이불처럼

고요는 두껍다


백일홍 절정을 향해가는 가을이 오면

잘 익은 아침인 양

너는 잠에서 깨어날 거야 


부서질수록

허물어질수록


단단해지는 너의 맛

그 즈음해서 꿈은, 장독을 걸어 나오겠지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자막 연 참 좋네요.
[고요가 두껍다]
역시 시를 잘 빚으시는군요.
한 편의 시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시인님 시가 그렇군요.
잘 담근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너덜길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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