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 (馬耳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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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41회 작성일 21-07-02 05:46본문
마이산 (馬耳山)
마이산 암마이봉에 오르는 길이었다.
햇빛 조각들이,
찢긴 삼나무 이파리처럼 내 주변으로 부슬부슬 나렸다가 내 어깨
위를 가만 쓸었다가 어디론가 가엾게 떠나가는 것이었다.
그것은 한여름 내음이었다.
투명한 물소리가 내 고막 안으로부터 들려왔다.
저것은 접시꽃이야. 내 발밑에서 토끼풀들이 속삭였다. 저것들에게 삼베옷을 입혀줘.
토끼풀들의 입술은 하나같이 파아랗게 질려있었다.
저 꽃은 접시꽃이야. 여기서는 보이지 않지? 수더분하고 주먹만큼 벌어져 있고 누군가는
시뻘건 옷을 찢고 얼굴을 찢고 가슴을 찢고 자기 표정을 찢고 살점 살점 찢겨진 비늘은
청록빛 가지를 타고 줄줄 흘러내리고 있지. 너한테만
보이지 않는 거야. 너한테만 영원히 보이지 않는 거야.
저 접시꽃은 널 향해 썩어가고 있는 거야.
나는 잠시 뙤약볕 안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아무 소리도
더는 들려오지 않았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열녀의 심정에 박혀있는 추궁의 환희로움
그대의 명상을 추종하건만
묵의 아름다움은 꺼져만 가고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소녀시대님의 댓글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말상이 사실상 나가리된듯하네요
취미로 쓰시길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