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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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은 생각에
밥맛이 뚝 떨어진다
마침 내리는 비가 왜 이리 서러운지
목이 메어 입에 든 밥을 뱉어낸다
흩어진 밥알의 모양이 악재를 뜻하는 것 같아
서둘러 치우고
일찌감치 불을 꺼 잠자리에 든다
오라는 잠은 안 오고
천둥번개가 시끄럽게 하는 것도 모자라
벽에 붙은 밥알을 떼어내지 않은 게
오점이 되어 여간 신경 쓰이는데
일어나기 귀찮아 망설이다 결국
불을 켠다
발버둥 치는 내 삶처럼 식은 밥알이
절벽에 위태롭게 매달려
흰자위만 보이며 소름 끼치게 쳐다본다
떼어내려 했더니 저항이 만만치 않다
뭐랄까 끝까지 지키고 싶은 자존심이랄까
그냥 내버려 둔 채 불을 끄고
자리에 누우니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잠이 들었는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운석처럼 굳어진 밥알이 어둡기만 한 공간에서
밝게 빛난 것만은 명백한 사실이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사실을 사물감으로
현실에서 있음으로 되게 접근하여
있음이 되는 귀결
생명의 힘의 박동에 고합니다
김진구님의 댓글의 댓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