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림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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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28회 작성일 21-07-05 10:06본문
흘림낚시
섬의 등대를 들고 낚시를 한다.
수평선을 들썩이며 싱싱한 오늘이 입질을 하고 붉은
요동을 친다.
붉고 둥근 월척을 오늘도 어김없이 잡아 푸른 가슴으로
나릿나릿 끌어올린다.
언제나 능숙한 하늘 낚시꾼!
낚아낸 해를 목에 건 하늘 낚시꾼 따라 새벽부터 바다를
여기저기 쑤시는 웃음이 둥근 사람들
방파제를 끌고 간 하얀 등대는 그들을 품고 그저 자비롭다.
겨우 하루 만에 해를 낚아 가슴 저편에 던져넣고 어느새
달을 낚아 섬에 걸어놓고 사람들이 던져 넣는 마음들을,
그 안타까운 고백들을 달빛으로 어루만지며 산 너머로
달을 나릿나릿 끌어가는 시간
사람들이 어둠속으로 별을 달아 던지자
하얀 등대를 들고 바다를 떠도는 사람들의 별을 하늘 낚시꾼은
끝없이 까만 주머니에 넣고 또 넣었다.
외롭고 기댈 곳 없는 사람들이 가슴 밑바닥에서 만든 별을
던져 흘리는 그것을 하늘 낚시꾼은 흘림낚시라 부른다.
오늘 밤에도 바다 위에는 먹먹한 별들이 흐르고 달을
목에 건 하늘 낚시꾼이 외눈 등대를 들고 있다.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습니다.
제가 낚시를 예술의 경지로 보게 된 계기가,
'흐르는 강물처럼'이란 영화를 본 후부터였습니다.
낚시를 하시면서 시를 쓰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이런 시, 자주 부탁드립니다.
작은미늘barb님의 댓글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덜길님 말씀대로 낚시도 예술의 경지가 있지요.
`흐르는 강물처럼`저도 정말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낚시는 고기를 잡는 일이지만 해가 저무는 풍경과
밤낚시가 바다낚시의 최고 매력중 하나입니다.
자주 들리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감사 드립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도입부분이인상적 입니다.
시를 끌고 가시는 힘에 나도 말려들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좋은 표현들이 시를 더욱 빛나게 하는군요.
어느 시인이 잘 쓰신다고 하여 감상해 봤는데 시를
잘 빚으시네요.
낚시로 이런 근사한 시가 나오는 군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작은미늘barb 시인님.
작은미늘barb님의 댓글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장희 시인님! 들려주셔서 영광입니다.
아직 부끄러운 빗자루입니다.
낚시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기에 이해나 공감대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좋게 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시인님의 작품들도 늘 잘 챙겨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