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열 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44회 작성일 21-07-08 15:53

본문

열 살 





소년은 길바닥에 손가락 글씨를 쓰고 있었다 


넌 학교엘 안 가고 여기서 뭐하니?

교장선생님이 물었다


누런 학교 담벼락을 쳐다보며 나는

엄마가 일 년만 놀라고 했어요,

말했다


고모집 큰형아는 나를 아꼈다

이거 너 먹어라,

고등어를 집어 내게 건네며 웃던 그의 어깨는 산처럼 커 보였다


그 얼마 전 엄마는

일 년만 큰고모집에서 지내거라, 아들아,

자꾸 뒤돌아보는 나를 밀치며 말했었다


구구단을 배우던 학년을 통째로 건너뛰어

인생처럼, 구구단은 늘 어려웠던 소년


그때 

소년은 꿈을 자주 꾸었고

꿈은 아침마다 소년을 깨우러 다녔다


네 큰고모가 병이 들었다고 전화가 왔다,

엄마는 오십이 넘은 소년에게 말했다


엄마의 말과 함께 

열 살의 풍경이 현관문 안으로 몰려왔다

삼천포 떠나 강릉 살고 계신다는 큰고모

문득 

열 살짜리 기억이 오십이 넘은 사내에게 말을 걸어왔다


한번 뵈러 가입시더,

짧게 대답하는 내 뒤로 길바닥에 쓰던 그날의 글자가 보였다

어린 손가락이 가늘게 적던 길바닥의 꿈이,


냉커피 잔을 든 오십 넘은 손가락 사이로

열 살의 얼굴이 어른거리고 있었다





댓글목록

작은미늘barb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덜길 시인님! 첫 문장부터 가슴 저린 그리고 잔잔한 일상의 순간들을 적셔오는
시간 저편의 기억들이 `한번 뵈러 가입시더`로 커피잔속에 녹아들고
열살의 얼굴이 커피의 씁쓸한 맛으로 식도로 미끄러지는 듯 합니다.
아련한 아픔에 커피의 당이 급 땡기는 시입니다.
잔잔히 참 좋은것 같습니다.
잔잔히 음미하며 머물다 갑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넘어 화자의 마음까지 헤아려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생이 끝날 때까지,
시인의 마음으로 살다 가고 싶습니다.
오늘은 고기 좀 잡으셨나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월척 같은 시, 많이 건져올리시길 기도하겠습니다.

Total 70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7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6 04-13
6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9 08-13
6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0 10-08
67
잠자리 댓글+ 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 01-11
66
풍선껌 댓글+ 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9 05-17
6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04-29
6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4 05-21
63
귀로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3 01-17
6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 08-10
6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 12-05
6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11-17
5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08-11
58
뒷모습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6 03-26
5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6 04-20
5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1 01-13
55
베개 이야기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9 11-26
54
물푸레나무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05-04
53
지게의 시간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 10-07
5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07-09
5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12-10
5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 02-15
49
하루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7 07-27
48
이력서 댓글+ 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07-18
4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04-25
4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11-04
4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6 07-17
44
굴뚝 댓글+ 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09-23
43
흔적 없는 삶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10-17
42
사람의 아들 댓글+ 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08-17
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9-28
4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1-30
3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 12-12
3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6-09
3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10-22
3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10-31
35
안창림 댓글+ 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08-02
열람중
열 살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07-08
3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12-03
32
가을 아침에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09-03
31
벌써 23년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12-09
3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 02-12
2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5-29
28
장닭과 아이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6-06
27
발바닥에게 댓글+ 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1-26
2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9-08
2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7-06
2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6-29
2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5-16
22
요양원(퇴고) 댓글+ 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9-12
2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5-23
2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07-27
1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6-30
1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9-24
17
그런 사람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9-08
1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7-15
15
나무(퇴고)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6-03
14
안시리움 댓글+ 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1-16
13
윗동서 형님 댓글+ 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9-06
12
경원이에게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8-21
11
나무들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8-31
10
야간 근무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11-08
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8-26
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 11-18
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10-07
6
가지 않은 길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1-23
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3-19
4
댓글+ 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1-27
3
사랑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2-02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3-15
1
용접 불꽃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3-1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