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페이 노동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밀감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1회 작성일 21-07-09 13:39본문
열정페이 노동자
여름 해는 눈치도 없지 저녁 7시가 다 되도록 지질 않기에
나는 퇴근도 못 하고 어쩔 수 없이 놀이터에서 잔업을 하고 있는데
거 사장님, 정말 너무한 거 아니오? 밥은 먹고 놉시다! 하면
부모 잘 만난 덕에 겨우 다섯 살에 사장이 된 그는
아까부터, 한 번만 더 타고! 딱 한 번만! 같은 말만 반복하며
계단을 타고 쪼르르 올라가 미끄럼틀을 타고 쭈르르 내려오는데
나는 퇴근도 못 하고 저녁밥도 못 먹고 화가 나서
자꾸 그러시면 가사노동청장님께서 몹시 노여워하실 거라고 으름장을 놓으니
과연 이건 먹히는지, 안 돼! 하며 얼른 내 손을 잡고
고개를 갸웃갸웃 샐쭉샐쭉 웃는 표정을 짓는데
나는 그만 그 웃음에 깜빡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여름 해는 눈치도 없지 저녁 7시가 넘어도 지질 않는데
나는 사장님이 탄 뺑뺑이를 돌려야만 하는 열정페이 노동자
그러니까 너무 열심히 일하려고 애쓰지 말자
그런다고 지구가 더 빨리 도는 것도 아니고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