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비기꽃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302회 작성일 21-07-11 09:34본문
숨비기꽃 / 백록
여름날 벌건 대낮에 용담해안도로를 걷다가 잠시 한눈파는 순간
보란 듯 만난 너
시커먼 갯바위 트멍에서 기어코 기어나오는 너의 전생은 어쩜
언젠가 우수수 별이 내리던 천제연 기슭 베린내에서
옛 비바리들과 함께 아스라한 보랏빛으로 숨 고르던
숨비기꽃, 그날의 족속이겠지
일찍 죽은 어느 시인의 말씀마따나
너도 역시 무자비한 개발에 치여 낭자한 상처를 입더니
어느덧 칭원한 거품을 물고 있구나
거친 물살을 뚫고 호오이 호오이
너른 바당 허공으로 한껏 내지르던
ᄌᆞᆷ녀들의 숨비소리구나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피는 꽃!
바람을 막다가 갈기갈기 찢긴다지요.
즐감 하고 갑니다.
청청한 하루 응원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꽃의 향기며 그 자태가 마치 숨비소리인 듯합니다
바람을 막는 꽃이야 제주에 피는 꽃들
백년초를 비롯하여
어디 한 둘이겟습니까마는...
늘 감사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숨비기 꽃, 신비의 꽃이겠습니다
행간 드문 드문 피어있는 제주 방언이
모두 김시인만 누릴 수 있는 시어입니다
자연의 티끌하나 놓치지 않는 혜안이 부럽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급적 적당히 섞습니다만
이해를 못 할까싶고 일일이 주석을 다는 것도 모양새가 아니다싶고
졸글에 내려주신 말씀 감사합니다. 선생님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초복初伏의 단상 / 백록
칠월의 한라산자락으로 불이 붙었다
화륵화륵 자욱한 연기들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예전엔 저 속에서 뭉한 개들의 신음이 게거품을 물었다지만
요즘은 닭들의 통곡이 이명을 들쑤시는데
더위 먹은 중생들은 웬걸
죽음이 두려운 속세가 식은땀 흘리는 소리라 중얼거리고
한동안 배가 불러 복날을 지껄이는 者들은
전생의 송곳니를 드러내며
혀? 혀? 한다는데
도대체 뭔 소리냐며 멍한 하늘에 되물었더니
입 무거운 멍청도 거시기들에게
슬며시 깨물어보라는데
그러고 보니 그들을 멀리한 지도 꽤 오래고
갠날 혹시, 무지개 뜨면
넌지시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