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생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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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생일에
프리지어 한 다발 손에 들고
너에게로 가는 길은
꽃, 꽃밭이다.
하루의 일을 마치고
얄팍한 주머니를 털어 너에게로 간다.
산등성이 올라 전셋집 방문을 열면
쑥부쟁이인 양 가녀린 너는 다소곳이 서 있고
어린 딸내미는 케잌을 보곤
내 손 위의 꽃보다 더 이쁜 웃음을 띤다.
처음
너에게 미쳐
정신이 나간 그 여름날의 공원처럼
지금 우리의 방 안은 꽃으로 가득하다.
댓글목록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한폭의 파스텔화 같군요.
아름다운 서정에 젖었다갑니다.
고맙습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신혼 때 아내의 생일 선물로 쓴 시인데,
새삼 올려봤습니다.
아마도 아내는 지금은 까맣게 잊어버렸을 것 같은데,
그 당시에 내 시를 들은 아내의 말이 아직도 나를 웃게 합니다.
"놀고 있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