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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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사실은 저 복숭아꽃은 이미 죽었다.
오늘 아침 녹음 안에 여기저기 던져져 있는
하얗고 가느단 뼈들을 내가 주웠다.
어젯밤 나는 말라붙은 상나무 이파리로부터 한밤을 엿들었으며,
가느다란 뼈 안에 섬세한 풍경을 이루어가는
날카로운 에칭을 보았다.
내 망막 위에
날카로운 은빛 선들이 한없이 뻗어나갔다. 새까만 머리카락에서
썩은 복숭아 향내가 들려왔다.
내 망막은 스크린처럼
머릿속에 지나가는 계절들을 투영하는 것이었다.
녹슨 철교 아래 시커먼 물결이
출렁출렁거리며 지나갔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마지막 연이 인상깊게 남는군요.
시를 잘 빚으시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깊이있는 시를 쓰시고 있는지 이 시를 통해 알게되었네요.
좋은 표현들도 간간히 있어 넘 좋네요.
정말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무더위 건강조심 하세요.
늘 건필하소서, 코렐리 시인님.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날건달님의 댓글

영화 한 편 잘 감상하고 갑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