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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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별별하늘하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4회 작성일 21-07-16 15:41본문
폭염의 길
걸어가는 것은 고장난 것이고 미끄러지는 것은
고장나기 직전 몸을 놓는 것
날카로운 햇빛에 찢어지고 있는
한낮,
불 붙은 나무 아래
제 정신인 양 그늘을 쓰고 있는
먼 곳의 흐물거리는 시선들, 시선을 마주할 수 없는
그들에게서 따뜻한 삶의 얘기 같은
저녁의 위로를 들을 수 있을까
산 위에 구름이
구름이 장악한 눈부신 여름이
이 길의 시작을 지워버렸어
고장난 채로
최초의 신념이 무너지면 나도 지워질 텐데
간절한 것은 각자 나누어져 있어야 한다,
어떤 성찰의 목소리일까
피부를 찌르는 뜨거움 하나하나
소심한 숨소리를 찍어가며
나 하나만 남는 소실점을 향해 걸어가는
늘어지는 걸음조차 지워지고 있는
핏줄 같은,
폭염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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