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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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7회 작성일 21-07-18 11:11본문
늙은 호박 / 백록
애초부터 박복한 천성이었을까
진자리 마른자리 가리지 않은 황량한 터무니로 기어코 뿌리를 내리고
염천 아래 오체투지의 푸른 오지랖으로 거센 비바람과 맞서며
꽃 노랗게 피울 적부터
지레, 당신의 품성을 훔칠 수 있었다
함박웃음 호탕하게 터뜨리던 표정에서
보다 확실하게
배곯은 자들이여!
보라!
보란 듯, 실컷 내비치는
저 둥근 자태를
듬직한 저 여유를
늙은 당신 하나면 젊은이들 열의 허기를 달래고도 남겠다
악착같은 당신의 배앓이로 품은 씨앗이면
새해엔 동네잔치라도 벌이겠다
족히!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종애 / 백록
남을 놀리며 약을 올린다는 말이라는데
따뜻한 사랑을 한쪽으로 모은다는 뜻이라는데
그곳이 어쩜 무릎일까
종아리의 벼랑일까
허물어지는 허벅지와 가늘어지는 장딴지 사이
뭉턱한 관절의 기슭
저물 무렵 같은 문체
요즘따라 그 종애가 아프다
언뜻, 에밀레 같은 소리가 비친다
막바지 사랑 같은 그곳이
무지 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