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왕성 모텔 > 창작시의 향기

해왕성 모텔



해왕성 사람들은 다이아몬드 바다에서
금으로 지은 파도 집을 짓고 산다
지구탐험대는 3년간의 우주 표류 끝에
그 별을 발견했다

선두에서 지휘하던 대장선이 메테인 바다
중심에서 침몰하자 한차례 회오리 폭풍
위에서 빛의 고요를 휘감으며 떠오른 해왕성 모텔,
짙푸른 다이아몬드 실선으로 엮은
모텔의 깊은 적막이 탐험대원들의 뇌하수체를 짓눌렀다

외계인 지배인은 의외로 소탈하게 방을 안내했다

창밖에는 블랙홀에서 갓 태어난 에메랄드
비가 내리고 빗줄기 속에서 죽어가는
대장의 눈빛이 대원들의 심장을 옥죄이자
모텔 주위에 웅성대는 남보라 빛 안개 소리
해왕성 허리를 움켜쥐고 돌던 행성들이
먼 지구별에서 찾아온 낯선 외계인들에게
작별 인사를 보내는 어둠 속에서
모텔의 심장에 일렁이는 또 하나의 파도

해왕성 사람들은 다이아몬드 파도에
금빛 바다를 짊어지고 산다
해왕성 모텔은 바다라는 흙에 지은 외딴
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