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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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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39회 작성일 21-07-23 23:47

본문

퇴근길

 

 


끼니를 굶어도

예쁜 옷 사주지 않아도

엄마의 발자국 소리

골목 어귀에 들면

나는 맨발로 대문 밖으로 달려 나갔다.

 

엄마,

수억만 번 불러도 좋은 우리 엄마

엄마 꽁무니 졸졸 인중에 매달고

엄마 젖가슴 꼭 쥐고 놓지 않았던

 

울 막내이 두고 내가 눈을 제대로 감을 수 있을랑가

장가라도 보내야 내가 눈이라도 제대로 감을 낀데

라고 하시던 어머니

 

퇴근길 다녀간 회색빛 슬레이트 지붕 아래로

내 키보다 더 자란 잡풀 더미가

벌겋게 찢어진 철문 사이로 삐죽거리고 있었다



<퇴근길, 아이들이 비비큐를 좋아하는 것을 들어 알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한적한 옛날 통닭 집 앞에 걸음이 멈춘다. 기름종이에 통닭 두 마리 싸 들고 집으로 간다. 식탁 한구석에서 말없이 말라가는 닭기름처럼 나는 내일 아침에도 혼자서 닭의 뼈를 바르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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