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장미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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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민우9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2회 작성일 21-07-24 19:10본문
8월의 장미정원
목덜미를 찌르는 한낮의 더위에도
고개 들고 꼿꼿이 서있는 얼굴들 있다
긴 장마 지나 찾아온 땡볕 아래
젖고 마르기를 반복하는
고문 같은 시간을 견디고
빨갛고 노랗게 물든 표정들
온몸을 깔깔거리며 웃는다
신나서 떠들어대는 매미들의 우렁찬 목소리
뿌리를 타고 가지를 지나 나뭇잎으로 메아리친다
다채로운 색의 향연으로 눈부신 8월의 여름날
그동안 참아온 망울을 터뜨리며
알록달록 뜨거운 얼굴 서로 뽐내느라 바쁜데
나 혼자 새까맣게 타서 큰길 놔두고
자꾸만 좁은 길 따라서 그늘에 숨는다
따가운 목덜미를 가리면 뒤따라오던 그림자는 소리 없이 사라지고
갖가지 색으로 시끌벅적한 길 위에서
나 홀로 덩그러니 남아 벌거벗은 듯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그늘 속에 숨는다
댓글목록
스승님의 댓글
스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왜 부끄러워서 숨는지 알 수가 있다면 좋을 텐데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