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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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퇴고)
홀로 세상에 떨어진 물방울
계류에 실려 잔걸음 옮겨가며 침묵의 해구로 잠겨 듭니다.
쉼표 같은 시간의 굴레 속에서 할 말은 줄임표 같은 것
어쩌다 혓바닥이 갈라져 버렸습니다.
어스름을 날아오르는 까마귀의 항로를 기억하는 잔물결
한 줄기 빛은 외마디 물음표도 없이 수면으로 떠올라
지난밤 해구의 차가운 속살에 애증의 지문을 숨긴
물방울의 긴 호흡이 느낌표로 끓어오릅니다.
물의 심장에 각인된 생채기들, 아랑곳하지 않는 햇살의 얼굴
그 투명한 속살을 파고들면 한 점 물방울은 증발해 버리고
클레오파트라의 오른쪽 눈 아래 새겨진 이채로운 조각배 하나
침묵의 돛을 올리고 벌겋게 속살을 드러낸 햇살 속에서
마침표로 사뿐히 가라앉아 버렸습니다.
댓글목록
스승님의 댓글

훌륭합니다,
비유와 상징이 좋습니다.
고맙습니다.